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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그 곳

4560디자인하우스 전시회 카페, 양재시민의숲역[디터람스: Less and More]

by 한초-리 2021. 9. 19.

인테리어나, 건축을 공부하면, 가장 먼저 접근하게되는 몇가지 작업방식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휴먼스케일인데, 신체의 비율에 따라 공간을 정의하고 설계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공간의 최대 효율이라는 단어에 앞서 디자인이나 재료의 물성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이 없는 공간들은, 사람이 오래 머물 수 없는 공간이 된다. 제품도 물론 마찬가지다.


건축, 그리고 인테리어 정규 과정을 마칠 때 즈음, 혹은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로, 채움보다 비움이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가장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을 공부하는 이들 모두 깨닫게 된다.

디터람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던 난,(명사에 참 약하다) Less and More를 보자마자 10년 전 기억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안도다다오 외에 유명한 미니멀리즘 건축가들의 공통점은 비움을 실천 해낸다는 거였다. 그러다 기억에 뚜렷하게 남았던 Less and More를 마주하자, 이 날 카페에 들어서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4560Design Haus [Design Museum&Cafe]


주소 : 서울 서초구 매헌로 16 하이브랜드 3층(양재동215)
영업 : 화~일 11:00 ~21:00
Web : www.4560dh.com
전화 : 010-7412-4560
insta : @4560designhaus
특징 : 노키즈존, 동물출입 불가, 상업촬영금지


어쩌다 직무 인터뷰를 하기위해 간 곳이, 꽤나 유명한 박종만 대표의 개인 컬렉션이었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우연히 디터람스를 접하고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제품들을 보면서 모으기 시작한 게 지금의 4560디자인하우스가 되었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가기 직전 Less and More가 눈에 들어온다.

 

 



음료 메뉴를 찍지 못한 초보블로거를 용서하시길,, 음료 및 관람을 포함하여 15,000원에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오랜만에 조용한 카페를 즐길 수 있었다. 아, 이게 행복이다.



카페 공간과 전시공간을 계단으로 나눈것이 인상깊었는데, 이는 유럽의 건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공간을 보기 전에, 그래서 디터람스가 누군데?


1961년부터 브라운에 입사해서, 1988년까지 디자인을 해왔던 사람이다. 디터람스라는 이름을 두고, 미스터 브라운으로 불리울 정도로 브라운이라는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뿐만아니라 근현대에 디자이너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서도 이름이 늘 거론되는 디자이너라고 간단히 소개할 수 있다.


지금까지도 우리가 디자인으로 사랑하는 브랜드들의 영감은 대부분 디터람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터람스가 내세웠던 좋은 디자인에 대한 10가지 논리를 통해 좋은 디자인에 대해 한 발 가까이 다가가려고 고민했던 흔적을 볼 수 있다.

좋은 디자인이란?
혁신적이다,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아름답다, 제품의 이해를 돕는다, 눈에 띄지 않는다, 정직하다, 오래간다, 마지막 디테일에서 나오는 필연적인 결과다, 환경을 생각한다,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

이 열가지의 맥락을 보면, 참신한 아이디어 + 심미성 + 미니멀 + 대중화 정도로 볼 수 있다. 이 가치들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걸 보면, 좋은 디자인에 대한 10가지 기준은 아마도 변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의 '바우하우스 계단'이라는 그림이 전시공간 마지막에 놓여있다.
1950년대 바우하우스를 나온 헤르베르트 히르헤(Hebert Hirche)가 고안한 디자인으로 브라운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애플은 브라운의 영향을 받았고, 그래서 이 전시 공간에 애플의 제품들이 가득했던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오래된 물건을 가까히 하지 않는 걸 볼 때, 오래된 것들은 사랑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잠시 마음속 어딘가에 고이 모셔둔 보물상자같다. 꺼내보면 빛바랜 이야기가 한가득 흘러나오는 상자 말이다. 늘상 그것만 보고서 살아갈 수 없으니, 과거를 뒤에 두고, 앞을보고 살아가느라 오래된 물건들을 현재의 삶에서 조금 떨어트려두는 건 아닐까?

나는 전시를 볼 때마다, 잘 늙고싶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낡아지는 게 아니라, 꾸준히 넓어지고 싶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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