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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

퇴사 결심 후 원티드로 환승 이직 하기

by 한초-리 2021. 11. 28.

사무실 책상의 '백구(고양이)' 화면 보호기

어떠한 이유로든 사람은 퇴직에 대한 꿈을 마음에 품고 사는 것 같습니다. 이직을 위해서나, 자신의 개발을 위해서나, 혹은 사업을 위해서 퇴직을 꿈꾸실 텐데요. 저는 이번에 이직을 위해 퇴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그 과정을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퇴직과 이직 과정

 

퇴직은 어떻게 해야 현명한 걸까요? 내가 사랑했던 이 회사와 어떤 형태로 이별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대한 고민을 꽤 오래 했습니다만, 이별이 기쁜 경우는 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빠르게 이직을 결정하게 된 것 같습니다. 

 

 

퇴직 결심

 

 ∎  첫 번째, 담당 프로젝트 폐쇄.

저는 오프라인 사이트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건설사업 관리자로 지금의 회사를 20년 6월에 왔습니다. 입사 6개월만에 회사의 경영방침이 조금 바뀌기 시작한 순간이 찾아왔고, 오프라인 사이트 확장은 잠정적으로 홀드 되었습니다. 이 잠정적이라는 것이 어디까지일지, 어느 정도 일지 겁이 조금 났습니다.

 

오프라인 사업확장에 대한 구상도

 

 ∎  두번째, 다수의 직원들 퇴사.

또, 앞서말씀드린 과정에서 회사의 운영 방식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회사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원들이 많이 떠나가기도 했습니다. 

 

 ∎  세번째, 깎여가는 자존감.

마지막으로 기존 건설업무 외에 경영지원 업무를 맡게 되어 처음 해보는 일들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는 걱정보다, 가시적 성과가 남지 않는 업무라는 점에서 저와 맡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꽤 많았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이러다 보니, 난생처음 겪는 상황들과 마주하면서 제 자신이 조금씩 깎여나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새롭게 바뀐 일에 분주하게 움직이면 무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다른 직무를 주면서 함께 가고 싶다는 대표님의 말에 보답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자존감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뒤에는 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수경재배했던 동백나무

 

퇴직 전 구직

 

저는 보통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구직도 한 번에 된 적이 많아서 이번에도 한 번에는 아니더라도 당연하게 구직 기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큰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온 곳이라, 포트폴리오 최신화가 안되어있었고, 현 직장에 대한 경력을 내걸기도 부끄러웠습니다. 프로젝트가 사라진 것이 제 책임은 아니지만, 이직할 곳에 제 경력이 어떻게 보일지 모르니 걱정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퇴근할 때 보던 쌍무지개

 

현 직장도 원티드를 통해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원티드로 가장먼저 구직을 시작했습니다. 건설 혹은 인테리어와 관련된 모든 직무들을 살펴보고 관련 있다고 생각한 공고는 모두 지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원티드를 지원하면서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지금까지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관련된 자료는 모두 수집하여, 문서화 하고 최대한 간략하게 단 한장으로 잘 표현되는 이력서를 꾸며보기도 했습니다. 

 

 

실패와 재도전

 

회사를 다니며, 구직을 하는 사이에도 몇군데의 오퍼가 들어왔으나, 최대한 저와 맞는 직무와 회사를 찾고 싶다는 욕심으로 인해, 저는 오퍼를 거절하고 몇 개월을 직접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실 책상에서 바라보던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주황색 노을

 

원티드에는 정말 많은 직무들이 모여있습니다. 다양한 회사들이 모여있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보수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잘 없었고, 스타트업이거나 자유로운 업무환경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많았다는 점이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원티드를 벗어나서 직장을 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지원을 하다보니 총 26개의 회사 중 5개 정도만 인터뷰를 진행했고, 나머지는 서류에서부터 광탈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2개월이 걸려서 탈락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두 곳에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직 확정

 

이직이 확정되기까지, 마음을 굉장히 많이 졸였습니다. 내가 자존감을 깎아가며 이 업무를 계속해야만 할까? 과연 내가 얼마나 이 직무를 버틸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계속해야 한다면 내가 지켜온 단단한 내면이 결국에 무너지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건물 앞 대나무 숲 정원에서 돌사진을 찍는 어느 가족

 

하지만, 저를 항상 응원해주시는 가족들과 주변분들 덕분에 좋은 운이 다시한번 찾아와 결국 합격 소식을 듣게 된 것 같습니다. 기존에 회사는 700억 정도의 가치를 갖는 스타트업이었지만, 이번에 갈 회사는 최근에 조 단위 가치를 인정받은 회사였고, 또 제가 일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크고 작은 도전과 끊임없는 배움이 회사의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인 것도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직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성장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퇴직 통보

 

첫 번째 기업에서 합격 소식이 들려왔고, 저는 곧바로 팀 리드에게 퇴직 의사를 밝혔습니다. 기존에 미리 앞서 말씀드렸던 고민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하며 귀띔을 해두긴 했습니다. 이런저런 인터뷰를 보고 있고, 또 나와 잘 맞는 곳도 찾아보고 있다고 말이죠.

 

회사 건물 쇼윈도우에 비친 걸어가는 모습

 

그래서 그런지 퇴직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퇴사 프로세스를 밟으며 아웃보딩을 담당하는 인사 직원과의 1:1 면담을 갖는 시간에 여러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습니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하나 받고 눈물이 좀 흘렀습니다. "ㅇㅇ님의 회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떤 순간인가요?"

 

제가 이 회사를 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금은 회사에 안계시는 전 대표님이 주말에 저 혼자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작업화를 신고 목장갑을 끼고 저를 도우러 왔던 기억이었습니다. 그만큼, 함께 일했던 모든 사람들이 너무 좋았던 회사를 떠난다는 생각에 그만 울컥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기존에 함께 일했던 분들이 거의 다 떠나고 새로운 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이전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갔던 이 공간을 떠난가는 게 가장 슬펐고, 두번째로 40살에 은퇴하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다닐 회사라고 생각한 곳을 떠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슬펐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새로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겠죠. 또, 그 사실은 저를 매우 설래게 합니다. 익숙한 곳을 떠나야하는 슬픔과, 새로운 일을한다는 설래임, 이 두가지가 제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굉장히 열심히 달렸던 것 같은데 얼마 오지 못한걸 보면 좀 아쉽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생각에 굉장히 흥분되기도 합니다. 

 

저는 11월 말일까지 휴가로 좀 쉬면서 고향의 가족들에게도 가고, 바빠서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찾아가 안부를 살피고, 여유롭게 책 한권 들고 평일 카페도 가보려고 합니다. 이웃님들이 소개해준 맛집과 여행지들을 살펴보며 어디가 좋을지 고민해보고, 가까운곳은 매일 조금씩 다녀와 보려고 합니다. 

 

더욱 더 성장해나가길 바랍니다. 나에게 너무 고마운 시간을 준 곳. 

아이보리 석조마감이 돋보이는 한초리가 다닌 회사 건물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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