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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

책 리뷰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한비야

by 한초-리 2021. 12. 20.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표지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표지

평생을 비혼으로 살겠다고 말하는 나에게 이상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수용 가능한 하나의 모습을 제안해주는 책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라는 책은 함께 사는 방식에 대한 또 하나의 가능성, 또 하나의 다른 방향을 제게 알려주기 위해 나타난 책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제 생각을 담아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 한비야&Antonius van Zutphen

 

이 책은 두 사람이 부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부부가 된 이후의 이야기, 그리고 서로 다른 것들을 맞춰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고 지극히 한비야님과 안톤 님 스러운 모습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보통의(우리의 어른들이 만들고 대물림해주셨던)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 소개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작가소개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작가소개

 

한비야 작가님은 호평 혹은 비평, 어떤걸로도 워낙 유명하신 분이니, 소개는 간단히 하려고 합니다. 각자 사람들마다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 있겠지만, 저는 그중에 한 분이 한비야 작가님입니다. 육로를 통해 세계를 여행 다니고 구호활동을 하러 다니던 사람을 통해 나도 '나답게 살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살고 있으니 제게는 은인 중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은 한비야 작가님의 남편이기 전 40년 동안 긴급구호 현장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월드비전 인터내셔널 지역 책임자로 활동하며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아이티 등에서 지원사업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에 정착해 봉사활동, 한국어 공부를 하며 지내고 있고, 이 책은 안톤(한비야 작가님의 애칭)님의 첫 번째 책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목차 소개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목차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목차

책은 총 4가지의 목차와 총 325페이지의 적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이도 당연한 것이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인생을 엮어 놓았으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과, 서로가 함께 보내기까지의 시간과, 그리고 함께 보낸 시간들을 기록하다 보니 내용이 꽤 길고 어쩌면 조금 지루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1. 우리의 '따로 또 같이' 결혼 생활

2. 오늘도 계획 중

3. 네덜란드 서울댁, 한국 안 서방

4. 혼자 있는 힘, 함께하는 힘

* 에필로그

 

 

내용 소개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오다,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두 세계가 충돌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지에 대한 뻔한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뻔한 내용을 뻔하지 않게 풀어가는 두사람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오다가도, 58년생의 한비야 작가님과 안톤 님이 서로의 관계에서 아직도 순수한 아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표현하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감탄하게 됩니다. 때때로 우리에게 일상처럼 부딪히는 순간들을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순간들을 서술한 내용을 보고,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서로를 보호해주고 싶은 순간들'에서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지는 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책을 보는 내내, 있지도 않은 내 아이가 결혼생활을 멋지게 꾸려나가는 걸 바라보는 심정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별 탈 없이 살아 왔거든요!'에서는 두 사람이 생활하며 다른 부분이 어떻게 부딪히는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비야 작가님은 '벌써 자?'라는 말을 뱉고, 안톤 님은 '아직도 안자?'라는 말을 서로 꾸준히 뱉어낸다는 것을 말하는데,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 말고는 정답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에서도 해결이 아닌, 이 대화가 한참을 갈 것 같다는 말로 문단을 마무리 지은걸 보면, 정말 서로의 다른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이랑'에서 안톤님의 다정함이 드러나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 다정함에 반해 안톤 님과 결혼하겠다고 생각한 한비야 님의 마음이 드러난 문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결혼을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랑 하고싶나요? 저는 결혼은 모르겠지만 다정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이요. 선한 마음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게 몸에 익숙하신 분들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건강한 대화가 오갈 수 없는 분들이랑은 거리를 많이 두는 편입니다. 어른들 말씀에 사람 가리지 말라고 하지만, 주변 사람을 바꾸면, 쉽게 바뀌지 않던 제 가치관도 빠른 시간 내에 쉽게 바뀌는 걸 경험하고 나니, 그 뒤로는 사람을 많이 가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의 끝에 다다르면, '그날을 위한 준비'라는 부분이 나옵니다. 저도 매년마다 쓰고있는 것 중 하나인데요. 유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삶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 달라진 유언장에 내용에 대해서도 나와있는데요. 유골의 반은 네덜란드에, 나머지 반은 한국에 안치해달라는 유언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50:50 원칙이라는 걸 기준으로 함께라는 삶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유언장에서도 그걸 찾아볼 수 있는데, 제게는 참 이상적인 결혼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대단하진 않아도 즐거운 삶'은 이 책의 인세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쓴 첫 책의 수익금을, 이제는 여행의 질을 올리는 데 사용하자고 말합니다. 그런데 절반의 인세는 여행 중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데 사용하자고 결론을 냅니다. 

 

사실, 저에게도 작은 꿈이(사실 거대한) 있는데, 좋은 환경에 놓이지 못한 아이들도 다양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설립하는 혹은 그 일에 일조하는 꿈이 있습니다. 물론 가능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힘이 닿는데까지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한비야 작가님과 안톤 님처럼, 먼 곳에 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진 못하지만, 언젠가 이런 꿈이 이뤄진다면 좋겠네요. 

 

이 책의 마지막에는 '당신에게 행운과 행복을'이라는 안톤 님의 작은 편지가 있습니다. 이 편지의 마지막 문장에 있는 말이 제 마음을 파고들어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네요. 

 

"이 책을 통해 우리 경험과 지혜를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 세상의 모든 커플, 그리고 비온과 결혼 사이에서 고민하는 독자들이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도 많이 고민하는 내용입니다. 결혼은 싫지만 함께할 누군가와 모두의 축복과 응원을 받으며 안정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 관계가 반드시 결혼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 그런 삶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제 의견을 존중하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가족들도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제가 꿈꾸는 삶을 응원은 하지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시는 것 같습니다.

 

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지를 어른들이 종종 물으시는데, 굳이 제가 대답을 안 해도 잘 아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에 '그냥'이라 답하고 그저 웃어넘깁니다.

 

아직도 비혼과 결혼 사이에서 답을 내리지 못하는 저에게 약간의 쉼이 되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사랑에 관한 가장 좋아하는 시가 있습니다. "사랑을 한다면, 반드시 이렇게 할 것이고,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랑을 할것이다"하고 생각하게 만든 시인데요. 그 시가 이 책의 초반부에 나와있어 구매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칼릴 지브란의 <1983~1931:미국>,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라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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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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