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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그 곳

시흥 릴리프 커피/ 부천카페 아닌 시흥카페, 휴식할 수 있는 곳

by 한초-리 2020. 6. 11.

 

저는 이곳 시흥에서 직장을 다닌 지 이제 2년이 되었어요. 집을 구하고 산지는 9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참 다사다난 한 20대를 보내고, 이제 한국에 정착해서 생활하려고 하는 찰나, 이직을 하게 되어서 이 좋은 시흥 은행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잘 몰랐습니다. 이 동네도 또 하나의 그냥 도시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1년쯤? 지나니까 조금 다른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음식점들이었는데요. 오래된 음식점들이 굉장히 많았고, 또 그 많은 음식점들이 아주 좋은 맛을 내는 겁니다. 보통은 도시에서 이런 맛이면 줄 서서 먹어야 하는데, 왜 이곳은 어딜 가도 다 이렇게 맛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통 이상의 맛을 내는 음식점이 더 많았습니다. 물론, 아닌 곳도 있죠 :(

지금은 시흥 은계의 유입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해서, 맛있는 집들 모두 줄 서서 먹는 상황이 벌어졌죠. :) 제가 맛있게 먹었던 음식점 사장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걸 보고 있으니, 저 또한 뿌듯해지긴 마찬가지입니다. :)

 

오늘은 그리 오래된 매장이 아닌, 1년 정도 된? 혹은 조금 지난 카페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부천과 인접한 경계에 있는 시흥 릴리프 커피입니다.

 


 

º  No Kids Zone!!(어른들의 공간입니다)

º  주소 : 경기도 시흥시 범안로 271(계수동 83)

º  영업시간 : 매일 10~22시

º  031-311-3307

º  드립 커피 11천 원, 일반 커피 5~6.5천 원, 베이커리 3.8~4.5천 원

제 경험상 가장 한가하고 조용한 시간은 평일 10~12시, 14~17시입니다. 혹시 조용한 걸 원하시는 분들은 이 시간에 방문하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

 

 

 

보통 저는 사람이 없는 시간에만 가는 걸 선호해서, 주말에 가는 건 피하는 편입니다. 공간이 예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많이 오고, 많은 사람들이 오면 공간이 사용자에게 주는 긍정적 경험을 반감시키기 때문이죠. 

 

 

 

 

 

 

건물의 입구에서 바라본 외관은 철저하게 내부를 감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외부 정원을 연결해 주는 넓은 창과 막힘없는 구조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이 공간에서 머무를 시간을 설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정문을 지나서 들어온 길을 뒤돌아 보면, 마치 집안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현관을 들어와 짧은 복도를 지나면 펼쳐지는 거실과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잘 꾸며진 한적한 시골의 미니멀한 주택을 보는 듯하죠. 게다가 펼쳐진 정원을 보고 있으면, 상업공간이라는 느낌보단, 손님맞이 거실이 잘 갖춰진 주택 같다는 느낌이 더 들기도 합니다.

 

 

 

 

 

릴리프는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능한 줄였습니다. 그 선택이 운영에 이점이 되기에 결정했다기보단, 릴리프가 추구하는 B.I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을 받았던 대목이 있었는데, 원두를 여러 방면으로 찾거나, 스스로 개발하고 있다는 것과, 개발된 원두를 섹션 별로 진열하지 않고 하나의 버전으로 선보인 후 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직 운영이 명확하게 자리 잡힌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있지만, 원두가 가진 희소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더욱 새로운 원두들을 선보이기 위함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2층에는 테라스와 화장실이 있고, 1층과는 달리 소리가 크게 울리지 않습니다. 조용하게 작업하고 싶거나 대화가 적은 사람들은 2층으로 가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1층에서는 탁 트인 넓은 창문으로 풍경을 감상해서 좋지만, 2층에서 보이는 창문에서는 절제된 풍경을 통해 작업이나 생각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주문을 하면 원두를 직접 내려주는 시연을 해줍니다. 물론 거절도 가능합니다. 원두에 대해 어떤 향과 맛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상세히 알려주며 원두를 내리기 전에 향을 직접 맡아볼 수 있도록 고객의 체험을 유도하죠.

 

 

이쯤에서 운영방식 대한 호감과 더불어 '릴리프 커피'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호감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나긋한 응대가 가능한 직원들 덕분에 호감은 애정으로 쉽게 바뀔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죠. ​아마도 직원들은 서비스 교육과는 별도로 B.I 교육을 강조해서 받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고객을 대하는 억양과 말투, 손짓 하나에도 모든 직원의 몇 가지 공통점이 묻어나기 때문이었습니다.

 

 

'차분함, 섬세함, 다정함'

 

 

아마도 이게 릴리프가 지향하고 있는 B.I 일거라고 확신이 섭니다.

릴리프 커피의 잔은 유독 매혹적인 선을 가지고 있는데, 질감이 아주 잘 다듬어진 조약돌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 잔을 구매하고 싶어서 판매를 물어보았지만, 신광섭 작가님에게 요청하여 리미티드로 제작된 거라 판매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차후에 2차 제작이 있게 된다면,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직원의 대답을 들었지만, 작가님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방식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면, 아마도 판매가 가능할 만큼의 수량은 나오지 않을 거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드네요.
(이참에 직접 하나 만들려고 도예 공방을 찾는 중인데, 서울에 아는 곳 있으신 분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비 오는 날에 가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떨어지는 빗소리와 릴리프 커피만의 음악소리가 뒤섞이면, 당신이 가진 불안감과 초조함은 어느새 다 사라지고 없다는 걸, 돌아가는 길에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

 

 

- 주의사항 -

​주말에 갔을 때 간혹 No Kids zone을 못 보고 오시는 분들이 좀 계셨습니다. 종종 화를 내고 나가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문 앞에도 쓰여있는 걸 못 보시고는 화를 내시면 괜한 직원들만 상처 받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또, 주말엔 사람들이 꽤나 많이 옵니다.(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1층에는 탁 트인 공간이 주는 개방감과는 반대로 소리가 흡음되지 못하고 계속 난반사되는 역할을 합니다.(주말엔 사람이 많아서 굉장히 시끄럽다는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시간 평일 10~12시, 14~17시 사이에 머무르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 혹시 릴리프 커피 대표님, 혹시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직원들 칭찬 많이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1층에 대형 식물들을 중간에 많이 배치해서 반사되는 소리를 상쇄시킬 수 있도록 한다면, 사람들이 더욱 만족하고 돌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럼 오늘도, 모두들 편안히 보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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