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인테리어 전공이 가야 할 평범한 길은 아니라서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현재 스타트업에 취업한 후기를 중점적으로 보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남기는 글이고 앞으로도 자주 못 남길 것 같아, 조금 의미 있는 글을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인적인 이야기로 써 내려가 볼까 합니다. :)
스타트업 취업 준비
만약 면접을 준비하고 계신분들이나, 스타트업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제 경험이 다 맞는것이 아니니, 걸러들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믿는게 먼저라는걸 말씀드리며 이야길 시작하고 싶네요!!
취업 전 반드시 퇴사준비가 먼저 되어야 하겠죠. 퇴사를 하겠다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먼저 반드시 현재 직장과 옮길 산업군의 장단점을 분명히 파악하고 이동을 결정해야 합니다.
막연하게 지금회사는 이러이러한 점 들이 싫어서, 또는 안 맞아서 퇴사하고 싶다.라는 1차원적 감정 이면에 그런 감정의 원인과 나의 성향을 확실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어떤 기업으로, 또는 어떤 산업으로 옮겨갈지 정해집니다.)
나와 회사의 성향 파악하기
지금의 회사에서 어떤 부분이 맞지 않는지는 이미 확인 하셨을테니, 그 내용들을 나열해봅시다. 그리고 왜 맞지 않는다고 느꼈는지, 나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래는 2년이란 시간 동안 공기업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 이유와 어떻게 지금의 회사로 올 생각을 했는지 나열해 보았습니다.
∎ 현재 직장의 불만 :
1. 개선의 여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2. 탑다운 방식의 업무체계.
3. 부서별 담당자별 책임회피.
4. 새로운 시도가 어렵다.
5. 국민의 주거복지를 위한다고 보기 어렵다.
6. 일부 민원에 의해 인류애가 급감한다.
∎ 나는 왜 저런 불만을 느끼나?(나에대해서 알기) :
1. 부당함을 참을 수 없다.(아닌걸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2. 바꿀 수 있는 것들은 시도라도 하고 싶다.
3. 선택의 폭이 더 넓은 일을 하고싶다.
4.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람과 대화가 너무 힘들다.
5. 이하 등..
∎ 어떤 곳이 나와 맞을까? :
1. 직책은 있지만 직급은 없는 곳.(있더라도 수평적 업무환경)
2.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환경.
3.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동료들.
4.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회식, 인간관계, )
5. 개인의 능력만큼 제공되는 연봉과 성과급.
취업할 곳의 톤 앤 매너 확인하기
여러분의 능력이 되는 한 가고 싶은 곳에 쉽게 가겠지만, 보통은 가고싶은 곳보다 갈 수 있는 곳들이 더 쉽게 이직되며, 그렇게 되면 이직하는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그에 맞게 준비해야 더 쉽게 이직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의 취업시장은 능력이 뛰어난 것보다(물론 능력이 우선입니다) 회사의 톤 앤 매너와 구직자가 잘 맞는지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구직 시장도 치열하지만, 구인시장도 보기보다 꽤 치열합니다. 회사는 능력 있는 인재도 좋지만, 회사의 가치를 알고 그 가치를 빛내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하니까요.(능력만 원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그런 곳은 저랑 맞지 않더군요.)
위 단계에서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지 가닥이 잡혔다면, 이제 잡플래닛과 블라인드를 이용해서 회사의 평판과 신랄한 비평을 조회해서 찾아봅니다.
∎ 리뷰 해석하기 : 리뷰 중 어디서나 겪게 될 상황의 이야기들은 걸러 듣습니다. 예를 들어, 고인물이 회사에 영향을 많이 준다. 연말 성과 평가에 부정적이다. 등 다른 회사에서도 겪는 뻔한 부정적 이야기들은 흘려듣길 바랍니다.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중견기업에 취업하는 게 아니라면, 스타트업에선 어딜 가든 뻔하게 듣는 이야기들입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리뷰를 살펴보세요.
∎ 회사보다 내가 할 일에 포커스를 맞추기 : 저는 회사의 환경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제가 일에서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이 더 크기를 바랐습니다. 그 즐거움이 크면, 날을 세워서라도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를 만들어내서 성취를 맛볼 거라고 자신했고, 그 성과를 통해 연봉협상도 크게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저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인지, 몰입할 수 있는지를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몰입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성과는 여러분을 더 뛰어난 곳으로 이끌어 줍니다.
때문에, 리뷰를 찾아볼 때 내가 하는 일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내가 진행할 프로젝트가 회사에서 얼마나 가치 있고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물론 이건 면접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요.
회사에 대해서 공부하기(이력서 작성)
작은 회사들의 경우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중견 스타트업의 경우 채용페이지가 활성화되어있고, 기업이 지양하는 가치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취업 시 기업이 원하는 이력과 자소서는 단 한 가지입니다. 지원자가 가진 이력이 회사의 가치와 맞아떨어지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7가지의 팀 문화 가치를 내세웠는데, 이 가치에 맞게 제 이력들을 살펴보고, 대입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상황들을 복기해서 풀어내 이력서에 기입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까지 만들어온 이력은 정말 단순할 수도, 화려할 수도 있지만, 지금 들어갈 회사에 초점을 맞춰 이력서를 재편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녔던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지금 목표로 한 회사의 문화와 가치에 맞게 적절하게 재해석하여 나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 버킷 플레이스의 7가지 팀 문화처럼 살아와서, 저와 맞지 않는 부분은 단 1개도 없었기에 작성이 매우 쉬웠습니다. 그중 충돌과 헌신의 부분을 예로 들면, 이전 회사에서 대표님의 의견과 끊임없이 부딪히고 조금 더 나은 결과물로 이끌었던 경험을 풀어서 적어 냈습니다. 또 빠른 시도 빠른 학습은, 동유럽에서 일할 때 프랑스에서 건축자재를 공수해와 공사 기간을 맞추도록 해결했던 일을 적어 냈었습니다.
저는 사업 후 다양하게 경험한 일이 많아서 작성이 쉬웠던 건지도 모릅니다만,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얼마든지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서 같은 경험을 놓고도 받아들이는 자세와 교훈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준비
1차 면접 준비(직무 인터뷰)
인터뷰는 단계별로 나누어지지만, 경력직 인터뷰에서 제일 중요한 건 1차 인터뷰입니다. 보통 1차에 직무와 관련된 인터뷰를 보고 회사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얼마나 잘 이끌어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에,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2차, 3차는 사람마다 직무마다 다르겠지만, 면접관이 과거에 있었던 일을 가볍게 물어보면서 구직자의 태도가 회사와 맞는지 확인하는 단계이니, 자신이 회사의 팀 문화와 잘 맞다고 생각하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1차 인터뷰에서는 무엇을 준비하면 될까요?
∎ 자신이 맡을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프로젝트가 무엇인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가야 합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자신이 맡게 될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고, 그 프로젝트를 어떻게 성공시키고 운영할지를 미리 구상해두면 좋은 인상을 남기면서 더욱 풍부한 주제로 인터뷰가 가능합니다.
∎ 프로젝트 아이디어 공유 : 위의 프로젝트 운영 방안에 추가로, 해당 프로젝트 사업 기획 아이디어까지 함께 가져간다면 여러분은 이미 합격입니다. 물론 그 아디이어를 입사할 회사에서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닐 겁니다. 다만, 여러분이 이 회사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그리고 이 시장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조사해봤는지를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직 다니지도 않는 회사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고 일할 준비가 되었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겠죠?!
이렇게만 준비를 해도, 2차 3차 인터뷰는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직무별 과제가 있다면 과제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를 해둬야겠지만, 1차는 이 정도로 준비하셔도 충분합니다.
2차 면접 준비(인사, 직무 심층 인터뷰)
2차 인터뷰에선 인사와 관련된 질문과, 직무에 관련된 심층 인터뷰를 물어봅니다. 여러분이 회사의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간단한 질문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과정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 어떤 사람인지 확인 :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미 이력서와 자소서를 통해 어느 정도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면접관이라면 그걸 근거로 한번 더 검증하는 질문을 던질 것 같습니다. 사소한 질문으로 여러분이 서류에서 설명한 여러분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분들이 바로 면접관 이니까요.
예를 들면, '힘든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세요?', '팀원과 다툼이 있을때 어떻게 하세요?',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할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등 질문은 어딜 가나 똑같지만, 여러분이 작성한 이력서를 근거로 지원한 회사의 팀 문화에 맞춰서 대답을 해야 합니다.
∎ 해당 직무의 전문성 확인 : 여러분이 1차에서 이미 거친 이야기지만, 2차에선 조금 더 심도 있고 구체적인 방법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압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시면 여러분은 탈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분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다양한 근거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추가로 설득까지 시킬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설득하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여러분이 제안한 아이디어와 방법이 안될 거라면, 팀원들과 끊임없이 시도해서 답을 찾아내겠다고 답하시면 됩니다. (이 답이 최선은 아닙니다.) 가장 좋은 대답은,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겁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포기하는 건, '저는 입사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절대, 기죽거나 대답을 포기하지 마세요. 여러분 직무에 대해서 자신감을 보여주세요.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셔야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스타트업 취업 준비에 대해서 살짝 알아봤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에서 비개발자로 살아남기 1탄이니, 2탄 3탄 N탄까지 쭈욱 연재를 해보겠습니다. 취업준비중인 여러분에게 늘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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